관지를 통해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의 미생물이 하부 기도로 흡입되어 감염으로 발생한 폐의 염증을 폐렴이라고 한다. 초기에 기침, 발열, 가래 등으로 시작해서 감기로 오인하기 쉽고, 쉽게 치료되는 병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2015년 우리나라 사망원인 4위에 해당할 만큼 치명적인 질환이다. 특히 노인의 경우 별다른 증상이 없어 중증 폐렴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방문하여 결국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면역체계 이상 생기면 잘 발생
정상 면역을 가진 사람들은 폐의 방어능력이 잘 유지되어 폐렴이 발생하거나 발생하더라도 심한 폐렴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하지만,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들과 기저 질환이 있던 사람, 노인 등에서는 미생물에 대한 방어능력이 감소되어 있어 폐렴이 더 쉽게 발생하고 심각한 폐렴으로 진행될 수 있다.
폐렴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기저질환으로는 만성폐쇄성폐질환, 당뇨, 신부전, 심부전, 악성 종양, 만성 신경계질환, 만성 간질환 등이 있고 흡연과 과음 또한 위험요인
이될수있다.
호흡곤란 등 심한 경우 입원해야
기침, 발열, 가래의 증상이 있어 병원을 방문하면 의사는 폐렴의 가능성이 있는지 문진과 가슴 청진을 시행하
게 되고, 폐렴이 의심되면 가슴 X-선 검사를 통해 폐렴을 확인한다. 가슴 X-선 검사에서 결과가 예매하거나 다른 질환과 구별이 필요하면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시행하여 진단하고, 가래와 혈액 검사를 통해 원인균을 찾아낸다.
모든 폐렴 환자가 입원하여 치료할 필요는 없으며 입원 여부는 고령,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악성 종양, 심부전 등), 혈압, 호흡수, 호흡 곤란, 의식상태 등을 종합 평가하
여 결정한다.
초기에는 항생제로 치료 가능
여러 검사에도 불구하고 폐렴 환자의 약 반수에서는 원인균이 밝혀지지 않기 때문에 폐렴의 정도, 환자의 기저 질환, 최근 입원 유무, 이전 항생제 사용 유무 등에 따라 초기 항생제를 사용한다. 이후 초기 항생제의 효과에 따라 항생제를 변경할 수 있다.
대부분의 폐렴 환자들은 치료 시작 23일 이내에 좋아지지만, 고령이거나 동반된 질환이 많은 경우나 치료 시작 당시 중증 폐렴의 경우는 임상 호전이 늦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2주 정도 항생제를 사용하면 폐렴은 완치되지만 원인균, 폐렴의 합병증 유무에 따라 치료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한편, 초기 증상을 감기로 오해하고 병원에 늦게 방문하게 되면 폐렴이 심해져 호흡곤란이 생기고, 패혈증으로 진행되어 치료가 어려워진다. 폐기능의 심각한 감소로 산소가 부족해지고, 패혈증으로 혈압이 감소되면 중환자실 치료와 인공호흡 치료를 받게 될 수 있다. 인공호흡 치료는 폐렴 자체를 치료하는 것은 아니고, 항생제 치료로 폐렴이 호전될 때까지 우리 몸의 폐기능을 대신하는 역할만 할 뿐이다.
겨울철에 감기 특히 조심
평소 외출 후 손 씻기로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금연하며 과음을 피하는 것이 좋다.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및 독감의 합병증으로 세균성 폐렴이 동반될 수 있어 매년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폐렴의 주요 원인은 폐렴구균 감염이므로 폐렴구균 예방 접종이 추천된다. 완전히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치명적인 폐렴구균 감염의 감소에 효과가 있으므로 18세 이상의 만성질환자와 65세 이상에서는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70세 이상의 폐렴 환자가 가장 많이 증가하였다고 한다. 대구지역의 경우 70대 이상 폐렴환자가 2009년(7,818명) 대비, 2013년 (12,558명)에 37.7%나 증가하였다.
주로 겨울철과 늦은 봄에 폐렴에 걸리는 사람이 많으므로 기온이 떨어지는 시기에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조기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
● 박재석 교수 / 호흡기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