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발치를 하러 온 환자는 대부분“꼭 빼야 하나요? 엄청 아프겠죠? 위험하다고 대학병원 가보라고 했어요, 너무 무서워요!”등의 불안과 걱정을 가지고 병원을 찾게 된다. 사랑니는‘지치’‘, 제3 대구치’등으로불리며대개20세 전후로 나오게 된다. 누구나 4개 다 나는 것도 아니며, 평생 입안에서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갑자기 잇몸이 붓고 통증이 생겨서 내원하는 대부분 사람은 사랑니의 전체 혹은 일부가 잇몸이나 턱뼈에 묻혀 있는 경우이다.
사랑니 발치는 윗턱, 아래턱 위치에 따라, 묻혀있는 정도, 사랑니 뿌리의 형태, 신경과의 근접 정도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진다.
윗턱에 있는 사랑니의 경우 윗턱뼈가 아래턱뼈보다 덜 단단하고 탄성이 있어, 조금이라도 입안으로 나와 있는 경우엔 어렵지 않게 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래턱의 경우에는 뼈가 단단하여 대부분의 사랑니 발치시 치아를 분리하거나 뼈 삭제 후 치아가 빠져나올 공간을 만들어줘야 하므로 시간이 더 걸리게 된다.
또한 사랑니의 뿌리 부근으로 턱과 입술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이 지나가므로 이 신경을 다치지 않게 해야한다. 환자마다 발치를 위한 술식이 달라지고 신경 손상, 과다출혈, 턱뼈 골절, 턱관절의 통증 등의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가 수술을 해야한다.
사랑니를 무조건 뽑을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위치나 방향이 다른 치아와 비슷하고 양치질이 특별히 어렵지 않다면 굳이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생동안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아무리 바로 난 사랑니라도 형태가 완전하지 않거나, 관리가 되지 않아 염증을 일으키거나 썩는 경우가 많다.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었는데 꼭 뽑아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무조건 뽑아야 됩니다”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불편한 적이 있었다면 추후 다시 불편할 가능성이 많으며, 심한 경우 앞에 위치한 어금니를 썩게 하여 동시에 발치해야 할 경우가 생길 수 있으므로 기회비용을 고려하여 환자 자신이 선택해야 한다.
현대인의 안모형태 서구화에 따라 우리나라 사람들도 턱뼈 크기가 예전에 비해 줄어들었으며 이에 따라 사랑니가 정상적으로 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면서 누워서 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리고 신경관과 사랑니 뿌리간의 거리도 줄어들어 대부분의 경우 신경과 맞닿아 있다. 이때는 CT 촬영을 통해 최대한 신경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수술계획을 변경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완전히 뼈 속에 묻혀있는 경우에서 간혹 물혹이나 종양이 발생할 수 있기에 방사선 촬영을 통한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치과가 제일 무섭다고 하시는 환자들이 많다. 그리고 대학병원에 가보도록 권유받고 오는 경우가 많으니 더더욱 불안해 한다. 하지만 문제해결을 미루고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더욱 어려운 상황에 맞서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사랑니 발치 또한 타이밍이 중요하며, 문제를 그냥 두게 되면 잃어야 할 것이 점점 많아지게 된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내원하여 상담 받고 치료하기를 권한다.
● 신영민 교수 / 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