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중은 국내 통계에서 암에 이어 심장질환과 함께 사망원인 23위를 다투는 질환으로 고령사회가 되면서 점차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약 10만여명의 뇌졸중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있으며, 20분에 한 명씩 뇌졸중으로 사망할 만큼 뇌졸중은 위험한 질환이다. 뇌졸중에는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출혈과 함께 뇌경색이 있으며, 이전에는 두 질환의 발생비율이 비슷하였으나, 생활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뇌경색의 발생 비중이 증가하여 현재는 8:2가량으로 뇌경색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뇌경색은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서 뇌로 가는 혈액공급이 중단되어 발생하는 병으로, 막힌 혈관과 뇌의 손상 부위에 따라서 팔이나 다리의 마비, 안면마비, 언어장애, 시야장애, 어지럼증, 치매 등의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전에는 뇌경색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증상 악화와 재발을 막기 위한 약물 투약과 위험인자 조절, 재활운동 등의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하였으나, 요즘은 여기에 더하여 뇌경색의 원인인 막힌 뇌혈관을 직접 열어주는 재개통 치료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뇌혈관이 막히면, 5분 이내에 뇌세포의 손상이 시작되는데, 많은 부분이 손상되기 전에 막힌 혈관을 개통시켜 주면 뇌세포의 손상을 최소화시키고, 일상생활로의 복귀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재개통 치료는 크게 정맥을 통하여 혈전용해제와 같은 약물을 투여하여 혈전을 녹여주는 치료와 동맥을 천자하여 기구를 뇌혈관 내로 넣어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직접 끄집어내거나 빨아내는 시술을 통해 막힌 혈관을 재개통시키는 치료로 나누어진다. 적절한 시간 내에 도착한다면 두 가지 치료를 모두 시도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맥내 혈전용해치료는 4.5시간 내에 투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동맥내기구를 이용하여 시술한 경우 6시간 이내에 치료가 진행되어야 좋은
예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특정한 조건의 환자들은 발병 12시간에서 24시간까지도 재개통 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아직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발병 6시간 이내에 도착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는 재개통 치료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져도 약해진 뇌 조직으로 혈액이 유출되어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뇌출혈과 같은 합병증 발생의 위험성이 증가하므로 발병 후 빠른 시일내에 응급실로 내원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많이 감소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뇌경색이 발
생하였을 때 찬물을 마시거나 청심환을 먹고 경과를 관찰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고 뒤늦게 병원에 오는 안타까운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행위는 뇌경색의 치료를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흔한 합병증인 삼킴곤란으로 인하여 흡인성 폐렴을 유발하여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절대로 해서는 안되며 이상이 발생할 경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응급실에 내원하여야 한다.
가장 좋은 치료는 뇌경색이 발생하기 전에 발병 확률을 낮추는 예방치료일 것이다. 그러므로 뇌경색의 과거력이 있거나 흡연, 고혈압, 당뇨 또는 심방세동과 같은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의 경우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꾸준히 약물을 복용하여 뇌경색 발생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뇌경색이 발생한 경우에는 빠른 재개통 치료로 장애 정도를 최소화할 수 있으므로 거주지 주변의 재개통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알아두고, 장거리 여행시에는 뇌졸중 119와 같은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여 여행지 주변의 병원을 숙지하는 것이 좋다.
● 유준상 교수 / 신경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