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정신건강의학과 정성원 교수)
2017.09.07 1655 관리자
‘사랑의 부재’가 학교폭력 부른다
인정, 사랑, 존중 등 정서적 보살핌 필요
급증하는 학교폭력
우리나라의 근대화가 이루어진 1970년대에는 10대 청소년 문제는 별로 심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현실을 보면 초등학교 교실에서 집단 성추행이 벌어지고, 몸이 약한 친구를 집단으로 괴롭히는 등 청소년의 폭력 사건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얼마 전 대구의 한 중학생이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여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일이 있었다. 경기도의 한 학교에서는 학우에게 상습적인 폭행, 금품갈취, 심지어 자위행위를 강요하고, 성폭행을 하여 동영상을 촬영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사건들을 살펴보면 가해자가 문제학생인 경우도 있지만 의외로 비교적 모범생으로 알려진 평범한 학생들도 있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전반적인 문제이자 우리나라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왜 이러한 문제들이 생기는가?
문제의 원인은 한 마디로 사랑의 부재라고 할 수 있다. 난폭한 행동의 근원은 증오심에 있고 그 증오심은 사랑을 받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다. 치료 경험에 의하면 잔인한 사람의 경우 대부분 잔인한 대우를 받았던 사람이었다. 난폭한 사람은 부모로부터 난폭한 대우를 받았거나, 자신의 정당한 욕구, 특히 사랑의 충족을 거절당한 사람이다. 잔인한 대우는 잔인한 언행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어떤 문제를 제시해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아이들에게 매우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아이의 정당한 요구에 부모가 그 정당성을 인정하고 개선해 나간다면아이의 적개심은 사라지고, 부모에 대한 사랑과 존경심이 생긴다. 하지만 아이의 정당한 호소를 묵살하거나 겉으로 인정하는 척만 한다면 부모에 대한 분노는 격화될 것이다. 또한 독립할 힘이 없어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아이는 적개심을 스스로 억압하게 된다. 이러한 적개심의 억압이 정신병, 노이로제, 범죄 등을 일으키는 것이다.
아이들은 가정과 사회를 그대로 반영한다
10대들의 이러한 문제는 가정이나 사회의 병폐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인간관계 대신 물질을 중요시하고,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풍조들이 아이들을 정신병, 폭력, 왕따, 범죄 등으로 내몰고 있다. 과거의 경우 부모가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같이 지내며 정서적으로 충분히 만족을 줄 수 있었지만 현재 대부분의 가정이 맞벌이 등의 이유로 아이들과 접촉하는 시간이 적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물질적으로 보상하려고 한다. 또 지나치게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로 인해 아이의 정서적인 부분은 무시되고 좋은 성적, 좋은 학교를 위해서 학원으로, 학교로 내몰리고 있다. 아이의 독립성은 무시되며, 부모의 의지에 의해 아이는 끌려다닌다. 마치 기계처럼 어떤 명령문을 입력하면 잘 수행하지만, 명령문이 없으면 작동을 못하거나 오류를 일으키는 듯하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변화할 것인가?
성숙하고 건강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성적이 아니라 정당한 인정, 사랑, 존중이 있어야 한다. 당장 좋은 성적이나 진학도 중요하겠지만 아이들에 대한 존중과 정서적인 보살핌이 절실하다. 가해학생을 처벌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 가정에서 아이들의 정서적인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사회에서는 어른들이 아이들의 든든한 보호자 노릇을 할 때 아이들은 사랑이 충만한 아이로 변화할 것이다.
● 정성원 교수 / 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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